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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노 
Subject  
   바다 통발
처음엔
바다가 좋아 따라나섰지요
바다 위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바다 위에 떠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요
바다에 진열된
통발을 걷어올리면
살려달라 뛰지도 못하는
해삼은 잡아 통째로
먹곤 했지요
그것뿐인가요
물고기도 통째로
뜯어먹었지요
바다가 좋아 따라나섰다가
바다에 사는 놈들을
다 잡아먹고
뭍으로 돌아오던 날은
참 행복했어요

행복은 비린내가 나는 것
이라고 했던가요
모래 사장을 걷다 바다 속으로 가버린 당신
이제 영영 행복하시겠네요
당신이 바다로 사라지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내 몸에서
비린내가 날거예요

통발에 잡혀온 아이들은
탈출을 시도하지요
갑판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터주곤 해요
때로 애절한 몸짓에 바다로
던져 주기도 하지요
그 아이가 가는 길을 한참 바라보면서
미끄러지듯 스스로 살 길을 찾아갈 때
박수치며 응원하는 말 한 마디
탈출 성공!

그래요
당신은 나에게서 탈출에 성공했네요

처음엔 바다가 좋아 따라나서던 길
이제는 통발에 걸려온 눈동자
떼어내려 뭍으로 돌아와요


parapin
새노님. 요즘 좋은 시 쓰시네요 응원합니다  2019/06/27    

새노
응원 기억하겠습니다. 저도 응원합니다.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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