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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장다리 
Subject  
   무거운 출근

무거운 출근

장다리


빈틈없는 둥지를 나섭니다
무너지면 체면만 남을 공공건물이 목적지입니다
탯줄 같은 인사기록카드, 개줄 같은 아이디카드가 없어도
제 시간에 맞춰서 꼬박꼬박 출근합니다
국경일, 높은 분이 정한 날을 빼고는
원하는 구역, 마음 내키는 곳이 자기 자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공간을 선호합니다
개관이념에 위배되는 행위, 시민의식에 반하는 짓 외에는
어떤 간섭이나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
反안식년으로 쉰 적 있지만 꾸준히 다녔습니다
매일 눈도장을 찍어도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으로 빈속을 채웁니다
인슐린 주사처럼 원초적인 사실만 주입하면
정보의 바다를 건널 수 있고 오거서도 유혹합니다
계절 따라 자연꽃 사람꽃도 마주합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 다닌다는 사실을
명부전을 기웃거릴 인간들과
같이 살고만 있는 이들은 까맣게 모릅니다

좀 더 먼 곳을 향하는
아킬레스건이 헐렁거립니다


초록
도서관 풍경, 조금 상상을 확장하면 실직하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그 사실을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못한-을 그린 것으로도 생각 되고요.
연으로 갈라놓은 마지막 연 두 행에 장다리님의 칼이 숨어 있을 것 같아서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새로운/ 더 나은 곳으로의 취업을 원하는 것도 같고, 지적 욕구 충족을 통한 더 나은 인간, 작품 등으로의 발전같은 생각도 듭니다.
좋은 글 읽고서 미안스러운 마음에 제 느낌 간단히 남깁니다. 작품 많으 쓰고 올리시는 모습 참 부럽습니다.
 2019/10/08    

장다리
아이구, 미안스럽기는요.
팍팍한 글 읽고 느낌까지 남겨주시니 되레 고맙지요.
그냥 목메지 않고
느낌이 오는대로 적어 볼 참입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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