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00   25   1
  View Articles

Name  
   초하 
Subject  
   오랫동안
오랫동안

그 해의 끝자락에 나는 그대의 빈자리에 가 서있겠습니다 그것은 마지막 영혼을 머리카락으로 바꾸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밭을 갈아둔 지난 봄의 흙들이 아직 때늦은 씨앗들을 기다리는 그런 기다림의 줄 위에 내 그림자를 뉘어놓겠습니다 바람은 일고 꽃은 지고, 서성거리며 돌아보던 그 날들은 언젠가 펼쳐들었던 오래된 책갈피에 꽂혀있던 그대의 이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큼 황망히 기억 속에서 멀어질 것입니다 나는 오래 살았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 언덕에서 새들은 제 부력으로 날아오르고 홀로 남은 자리는 오래 만에 들린 어린 날의 집, 손에 따라오던 봄날의 먼지처럼 부드러울 뿐입니다 같이 부른 적이 없는 노래 속에 화음을 넣어 두는 일만큼 쓸쓸한 것도 없겠지만, 그 노래가 오래된 내 歷史에 녹이라도 된다면 그대의 흰 눈썹에 반짝이는 일처럼 아름다운 일이될 것임을 기억하겠습니다


coolpoem초하


시인통신
고즈넉한 늘판에 두고 온 옛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누만..  2019/09/16    

초하
그 두고 온 가을은 누가 가져갔을까요  2019/09/17    
Prev
   무거운 출근 [2]

장다리
Next
   대금연주 [4]

장다리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Zet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