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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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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꽃
사월의 꽃

사람은 들판이나 산에서 나왔으므로 누구나
가슴에 꽃을 지니고 있었다.
맷돌 같은 어금니를 갖었으므로 식물과 곡식만 먹었고
풀처럼 서로가 기댔고 꽃 같이 살고 나무처럼 살았었다.

지금은 사람들이 송곳니가 솟아 육식을 하고 있다가
다들 눈이 멀었다.
사월이다.
모두 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치통처럼 숨기고 살다가
찾아온 사월은 다행이다.
집마다 꽃구름이 담장 사방에 뭉게뭉게 피어 난 동네
빠진 머리카락 마냥 마당이 텅 빈집은
마음 차이가 눈에 확 띈다. 감출수가 없다.
누군 벚꽃 구름 속에서 살고 앵두꽃, 산수유, 개살구,
온갖 꽃 나무들의 향속에서 세속의 모든 것들을
다 꽃나무로 바꾸고 가장 꽃향기 널리 풍기는
부자가 되고 꽃들은 다 각기 추억이 있어
꽃 마다 더 선명한 시절이 돌아와 함께 하나니
화려한 인생이 되고 늙은 주름도 겹꽃이 된다.

사월에는 가난한 자들도 속일수가 없다.
변변한 꽃나무 하나도 없이 길거리의 벚꽃 밑이나
떨어진 꽃잎처럼 바람에 날려 다닌다.
꽃을 버린 마음, 잊은 마음은 늙어서 가장 외롭다.
그들에겐 사월의 꽃들이 채여 버린 첫사랑이다.
낭비해버린 청춘이다.
도시의 봄은 벌거벗은 겨울나무이다.

사월이면 천국의 모습을 이해하는 사람
지상에 내려온 에덴동산을 보는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  


시인
시들 안 쓰십니까?
봄이 다 가는데?
그럼 뭣으로 사시나요?

나는 어설픈 숙제나마 마칩니다.
 202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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