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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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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님의 <굿모닝 아프리카>를 읽고
굿모닝 아프리카


아침마다 나를 부르는 곳
커피향에 빨려들어 먼먼 여행을 한다

르완다 이디오피아를 지나며 귀가 간지럽다
콩밭에서 검은 손의 익어가는 수다가 몹시도 바쁘다
손가락 끝에서 달려나오는 아낙의 아이들
커피가 아니면 오늘 굶어야 하는 식구들이 줄줄이다
중독된 이야기를 날마다 듣는 사이 아이가 자라난다
입술을 적시며 넘어가는 시고 달고 부드럽게 감치는 그대
중독성 있는 향기가 안개처럼 너훌너훌 퍼진다

테이블에 커피 한 잔이 놓인다
피어오르는 당신의 향기가 허공에 풀어진다
먼 눈빛 너머로 이미 이륙해버린
떠나지 않아도 더 멀리 도착해버린 아프리카
그대가 아니어도
오늘 나는 커피를 마신다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천연의
이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연다
커피 속에 숨은 그대를 한참 동안 마주한다
내내 몸속을 구르며 노는 아프리카 내 아이들



커피는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나라와 산지에 따라 다른 맛, 그 맛에서 느껴지는 그곳의 風土, 아낙들의 고된 노동. 시인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그 안의 生을 생각한다. 이 시를 읽고 나서 르완다 커피를 검색해본다. 어머니의 눈물이란다. 內戰으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아낙들은 정작 커피가 워낙 高價이기 때문에 마셔보지 못한다고 한다. 몸속에 흐르는 커피를 아프리카 아이들과 동일시한 부분이 이채롭다. 시가 쉽고 부드럽게 읽힌다. 그대와 당신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오는데 나에겐 좀 모호하게 다가온다. 처음의 그대는 커피를 置換한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나중의 그대를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한 잔의 커피를 위한 노동. 커피에 대한 美辭麗句보다 아이들을 위한 아낙의 고통에 눈이 가는 걸 보면 시와 시인은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남
헉, 어제 쓰셨네!
암튼 오랜만에 평을 받으니, 그저 감사합니다.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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