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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초하 
Subject  
   나루님의 <붉은 생에 대한 회고>를 읽고
붉은 生에 대한 회고


살아생전 진실을 고백해 보지 않은 생들은
붉은 살을 갖는다
오래 비어있던 목제 의자엔 네가 두고 간 저녁이
홈마다 발을 겹질리다
붉은 창문을 켜놓곤 했다
하루를 몇 줄의 겹문장으로 요약한 길에서
분주하게 하루를 접는 사물의 기척을
기약도 없이 지워버리면
삶은 견딜만한 슬픔과도 같은 것일까,

돌아오지 못한 소리들이 등을 켰다
가장  최근의 기다림이 등불의 밝기를 결정했고
등불의 밝기는 그림자 길이로 저장되기도 했다
새들이 여린 파열음으로 기류를 타고오르고
꽃밭에 장미들이 흔들렸다
차츰 세상의 윤곽들이  희미해질 때면  
평생을 하나의 色彩로만 저무는 생애가
자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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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이야요



어느날 낡은 기차에 올랐다,
뒤로 멀어져가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붉은 실타래를 조금씩 조금씩 그 풍경에 엮어
풀어내고 있었다
같이 간 친구는 허망한 일이라고 말렸지만,
뜨거운 바람을 따라 나를 놓아버린 일이나
우두커니 이정표 앞에서 길을 잃었던 것보다는
덜 한심한 일이라고 믿고 싶었다
붉은 실타래, 그 팽팽히 풀려가는 진공,
사랑했다, 사랑했다, 울고 있던 옛날의 나도,
그 안에서 나를 힐난하던 무수한 손들도,
춤추던 새들과 함께 사라지고
그 때쯤 붉은 실을 따라 무한히 날아오르는
내 푸른 부레,
꽃잎과 흙과 햇살로 채워,
딱 한 번
아름다운 일을 지니고 싶었다


나루
음, 간만에 초하 특유의 감성적인 글을 읽는구나.
고맙다. 그런데 감상평이 더 예쁜 것 같다.
 2015/07/22    

초하
조금 부드러워졌으면 좋겠어요...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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